예전에 했던 창재수업을 소개합니다: OT와 자존감

 

신규 때 교과수업으로는 시수가 부족해서 창재수업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막막했던 창재수업. 교무실에 계신 선생님들께 어떻게 해야할까 조언을 구하면 그저 '창의적'으로 하면 된다고 하시니 고민만 깊어질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답은 아니더라도 한 학기 동안 많은 정성을 들인 수업이에요. 그리고 그덕에 지금까지도 하나의 자산으로 남아있네요.

 

20차시 중에 10차시가 창재 수업인데, 한 번 준비하면 10반에서 수업할 수 있고 다음 수업을 할 때까지 최소 1주일 정도의 넉넉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10번째 반에서는 거의 기계적으로 외워서 나오는 놀라운 경험을 했어요. 첫 반에서는 많이 헤맨 건 안 비밀입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고 막연했지만 준비하다 보니 내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정말 큰 장점이었어요. 자유학기 수업이나 갑작스레 주어진 보강, 남는 수업시간에도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기도 했습니다. 동아리 시간에도 활용했었네요.

 

스스로 구성하는 수업의 매력을 느끼면서 창재수업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수업을 하면서 국어수업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서 반성도 하고 아쉬움이 남기도 했어요. 

 

 

 

 

첫만남

 

첫시간에는 좋은교사 연수에서 배운 '하얀거짓말'을 준비하고, 앞으로 수업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안내했습니다. 제가 창재수업에서 의도한 건 '감동'이었는데, 아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네요.

 

 

 

 

 

 

첫 번째 주제: 자존감

 

아이들과 나눈 첫 번째 수업의 주제는 '자존감'이에요. 당시 유행하던 드라마에서 자존감이 서로 상반된 두 인물을 발견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에 등장하는 마준이와 탁구예요. 두 사람이 여주인공인 유경이를 대하는 태도를 비교한 후에 어릴 적 모습도 살펴봤어요.

 

수업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지금 나의 자존감은 나로 인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가정, 학교, 친구 등 나를 둘러싸고 있는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지금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순간부터는 내 자존감을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함께요.

 

 

 

 

자존감과 열등감은 결국 관점의 차이에서 온다고 봐요. 아이들에게 소개한 이지선 씨, 닉 부이치치 씨, 지금은 성인이 되었을 태호 등의 공통점은 내가 처해있는 상황과 상관 없이 자신의 인생을 잘 가꾸어가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다음 이어지는 수업에서는 어떻게 자존감을 세울 수 있을지에 대해 나눴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방법을 전하는 방식이었지만 그안에서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지금 수업을 준비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첫 번째, 말을 바꿔라

 

MBC 방송국에서 한글날 특집으로 만든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말이 어떠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이에요. 말에는 힘이 있다는 것, 그 힘으로 말은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나눴습니다.

 

 

자존감을 세우기 위한 두 번째, 꿈을 가져라

 

제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 봐>의 저자인 김수영 씨를 소개했습니다.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중학교 때 1년 휴학을 하고, 실업계 출신이면서 최초로 골든벨을 울리기도 했죠. 내가 꿈꾸는 순간 온 우주가 자신을 도와주는 듯했다는 이야기를 해요. 

 

꿈을 꾸면서 그 꿈을 이루어가는 김수영 씨의 모습에서 꿈을 가진 사람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생기 넘치는지를 보기 원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의 꿈을 적어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적었던 여러 꿈들. 그 중에서 얼마나 이룰 수 있을까요? 지금은 얼마나 이뤘을까요? 많은 멘토들이 꿈꾸는 만큼 이룰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이에 동의해요. 꿈을 꾸지 않는다면 꿈을 이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삶은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니까요. 

 

 

 

 

이 수업을 함께 했던 친구들의 지금 모습이 참 궁금합니다. 지금은 20대 중반의 성인이 되었을 거예요. 이 수업을 기억하는 친구가 있을까요?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곳에 있든 잘 지내길 바랍니다.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중이길 응원하고 또 응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