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

예전에 했던 창재수업을 소개합니다: 자살, 우리나라, 부모님

ol슬 2022. 5. 17. 03:54

 

 

창재수업의 주제를 참 많이 고민했었어요. 모든 수업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수업의 주제를 찾고 자료를 준비하는 시간이 저에게 참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주제: 자살

 

교통사고와 더불어 청소년들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게 자살입니다. 계속 늘어날지언정 줄어들지는 않네요.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소중한 생명을 버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거워요.

 

그래서 무거운 주제이지만 꼭 다뤄야하는 주제라고도 생각합니다.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된 친구와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에 대해서 털어놓았어요. 스스로 세상을 떠난 것은 아니었지만 갑작스런 이별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마음아파했는지요. 

 

 

자살은 스스로 죽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죽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에서 찾은 자살예방UCC도 함께 봤어요. 여기서는 자살예방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하루 3끼 챙겨먹기, 운동 꾸준히 하기, 사람들과 관계 맺기요. 

 

또 여고 학생들이 만든 자살예방UCC도 봤어요. 또래의 목소리로 전하면 좀더 와닿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 영상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먼저 사랑을 표현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주제: 우리나라

 

어쩌다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됐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조금은 쌩뚱맞기도 해요.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공익광고를 함께 봤습니다. 

 

광고를 보고나서 "우리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일까?"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굉장히 부정적인 대답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해요. 드라마에서 유튜브에서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우리나라의 부정적인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렇다면 희망이 없고, 별볼일없는 나라이니 이 나라를 포기하면 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닐 거예요. 포기할 수 없다면 바꿔야하지 않을까요? 

 

아직 희망은 있으니 함께 조금씩 바꿔보자는 말과 '넬리 판타지아'라는 노래로 수업을 마무리하긴 하였으나 소올직히 창재시간에 준비한 수업 중 가장 부족하고 아쉬운 수업이었다고 생각해요. 이것 역시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데 어떻게 풀어갔어야 했을까요?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라는 주제로 수업을 준비한다면 의미가 있을까요?

 

 

 

 

네 번째 주제: 부모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봤어요. '부모님'에 대해 마인드맵을 그려보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부모님은 OOO입니다'라는 문장을 완성해봤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문자를 보낸다면 뭐라고 보낼지도 적어보게 했어요. 부모님의 연락처를 적은 친구들에게는 정말로 보내드렸습니다.

 

 

 

 

공기처럼 평소에는 알기 힘든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하는 생각에 준비한 수업입니다. 5월에 부모님뿐 아니라 '고마운 사람'으로 확대해서 시 수업과 엮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마무리 수업

 

처음의 막막했던 마음에 비해서는 즐겁게 수업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의도한대로 수업이 잘 진행되고, 아이들의 반응이 있을 때의 쾌감과 만족스러움이 참 컸어요. 그리고 그못지 않게 아쉬운 시간도 많았지만요. 

 

 

 

소개한 주제말고도 더 다양한 주제가 있었는데 학생들의 기억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남았을까요? 구체적으로 기억나진 않더라도 삶을,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각과 '너는 소중해'라는 메시지가 마음 어딘가에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첫시간에 이야기 나눴던 것처럼 '감동'이 있는 수업을 만들어가고 싶었습니다. 느낄 감과 움직일 동. 이것이 제가 하는 국어수업의 모토가 되었고요. 매수업 감동의 눈물을 흘리자는 것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느낀 것이 있다면 그것을 행동으로, 삶으로 옮겼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조금이라도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업을 하고 싶어서 한 학기 동안 동동거리며 수업을 준비했는데 준비한 만큼 학생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었는지 모르겠어요. 자신은 없습니다. 다만 어려움 중에 주신 지혜에 감사할 뿐입니다. 저는 그저 기대하는 마음으로 뿌릴 뿐이고 자라고 열매맺는 것은 저의 몫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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